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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세는 왜 서민에게 더 무거울까? 2025년 소비 속 숨은 세금 구조 해부

by MoneyJoe 2025. 5. 12.

부자보다 서민이 더 많이 내는 세금? 간접세 구조의 진실

마트 계산대 앞에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이 든 적 있을지 모릅니다.
'별로 산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

하나하나 필요한 것만 골랐는데, 최종 결제 금액은 예상보다 훨씬 큽니다.
이럴 때 단순히 물가 상승만을 탓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 함께 계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간접세’라는 이름으로 붙는 이 세금은,
누구든 똑같이 부담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겉보기엔 공정해 보이지만,
정작 생활비 부담은 소득 수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작용합니다.

같은 도시락을 사도, 같은 커피를 마셔도
누군가에겐 그게 소득의 1%고, 다른 누군가에겐 0.01%에 불과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소비가 많아서가 아니라,
소득에 비해 너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한국의 마트 계산대에서 장바구니를 든 중년 여성과 쇼핑백을 든 젊은 남성이 나란히 서 있다. 여성은 세금이 표시된 POS 단말기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고, 젊은 남성은 조용히 기다리는 모습이다. 세금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1. 간접세는 어떻게 ‘조용히’ 지갑을 비우는가?

간접세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세보다 훨씬 무서운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연말정산처럼 일시적으로 체감되는 세금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거의 모든 항목에 붙어 있는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커피 한 잔, 배달 음식, 옷 한 벌, 전기요금, 통신요금…
그 속에는 늘 10%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따로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세금을 냈다’는 자각조차 없이 지출이 계속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소비가 한 달, 일 년 동안 반복될수록
우리는 적지 않은 금액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게 됩니다.

 

직접세보다 부담이 더 큰 이유

직접세는 수입에 따라 비례하거나 누진적으로 부과됩니다.
쉽게 말해, 많이 벌수록 많이 내는 구조죠.
그런데 간접세는 다릅니다.

누구든 동일한 비율(예: 부가세 10%)로 부담합니다.
소득에 상관없이, 같은 물건을 사면 같은 금액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결국,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소득 대비 세금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를 ‘역진적 구조’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월 소득 150만원인 A씨와, 월 소득 800만원인 B씨가
같은 3,000원짜리 커피를 마셨다고 가정해 봅시다.
두 사람 모두 300원의 부가세를 냈습니다.
하지만 A씨에게는 그 300원이 소득의 0.02%, B씨에게는 0.00375%에 불과합니다.
세금 액수는 같아도, 체감되는 부담은 전혀 다른 것이죠.

 

‘불공정’이 아니라 ‘비가시성’의 문제

간접세는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구조가 소비자 입장에선 거의 인지되지 않는 상태에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세금 항목을 따로 읽지 않으며,
마트 계산서에서 ‘부가세 포함’이라는 문구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무섭습니다.
그리고 많이 소비할 수 없는 서민일수록, 필수적인 소비에 붙는 세금을 줄이기도 어렵습니다.

 

 

2. 부자에게 유리한 세금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간접세의 가장 큰 특징은 ‘소득과 무관하게 동일한 비율’이라는 점입니다.
이 구조는 얼핏 보기엔 공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고소득자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소득의 사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소득자는 소비보다 저축과 투자에 돈을 씁니다

소득이 많을수록, 전체 금액 중 소비에 쓰는 비중은 작아지고, 저축과 자산 투자 비중은 커집니다.
예를 들어, 월 1,0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그중 400만 원만 소비하고 나머지를 저축할 수 있지만,
월 2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을 생계비로 지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간접세는 ‘소비에만 붙는 세금’입니다.
즉, 소비 비중이 작은 고소득자는 애초에 간접세에 노출되는 범위 자체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세금 부담도 실제보다 작아집니다.

반면, 저소득층은 전체 지출의 대부분이 세금이 포함된 소비로 구성되므로,
소득 대비 세금 부담이 훨씬 커지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같은 1만원, 다르게 작용하는 세금

편의점에서 10,000원어치 식품을 구매하면, 9091원어치 물건을 사고 909원은 부가세로 지불합니다.
이 구조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러나 월 120만원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 이 909원은 치킨 한 조각과 맞먹는 크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 800만원을 버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으며,
더 나아가서는 세금 자체를 줄이는 소비 전략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 면세 대상 고가 브랜드 해외직구
  • 주식·부동산 등 세율이 낮거나 감면이 가능한 투자
  • 법인을 통한 비용처리 등

이 모든 전략은 소득이 높아야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며,
결국 ‘정보’와 ‘자본’이 있는 사람일수록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됩니다.

 

“더 벌면 더 낸다”는 믿음, 현실과 다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낼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직접세 항목에서는 이 명제가 성립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전체 조세 수입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국세 수입 구성에서
간접세(부가세·개별소비세 등)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 이상으로,
OECD 평균보다 높고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이 구조는 '세금을 많이 낸다'는 개념이 아닌, '누가 더 효과적으로 줄이느냐'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3.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 – 세금이 덜 붙는 소비 방식

간접세의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우리가 덜 부담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관건은 ‘무조건 아끼기’가 아닌 ‘구조를 이해한 소비 전략’입니다.

관건은 ‘무조건 아끼기’가 아닌,
‘세금이 적게 붙는 소비 방식’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생활 속 절세 전략’을 생활화하는 데 있습니다.

첫 번째: 면세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생활비 재편하기

모든 소비에 부가세가 붙는 건 아닙니다.
정부는 일부 품목에 대해 면세 또는 경감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항목은 부가세가 면제되거나, 포함되어 있어도 저율로 적용됩니다:

  • 쌀, 채소, 과일 등 농산물
  • 생수, 두부, 우유 등 생필 식품
  • 신문, 책, 교육비, 공공의료비
  • 전통시장 일부 품목
  •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즉, 장보기를 할 때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
카페에서 음료를 사기보단 직접 내려 마시는 습관
같은 작은 변화들이 간접세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반복 구독 소비의 형태를 점검해보기

요즘은 커피, 식재료, 콘텐츠 등 다양한 상품이 정기구독 형태로 제공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자주 체크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세금을 자동으로 지출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4개의 유료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 있고
그 중 2개만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 2개 구독료에도 매달 부가세를 지불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기결제는 편리함의 대가로 ‘무의식적 소비 + 세금’을 동시에 유발합니다.
분기별로 점검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소비가 남는 지출’로 구조를 바꾸기

단순히 “안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쓸 때 자산이 되도록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10만 원을 쓸 때도,

  • 외식 5번 = 소비 후 끝
  • 한 번의 중고 조리기기 구매 = 수년간 활용 가능
  • 고강도 운동화 한 켤레 = 건강 개선 + 유지비 절감 효과

이처럼 간접세가 붙더라도 그 이후 남는 가치가 있는 소비
단기적으로는 지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절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자주 지출하는 항목 중,
얼마나 많은 간접세가 포함되어 있었는지 한 번 직접 계산해보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소비가 결국은 세금 구조를 바꾼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국가의 세수 구조는 결국 국민의 소비 방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쉽게 소비하지 않게 되면,
정부 역시 조세 정책을 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생활 속 선택이 구조를 바꾸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세금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금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부과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누구는 조용히 더 부담하고, 누구는 조용히 덜 부담하는 구조가 보입니다.

특히 간접세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조금씩 지갑을 비우고 있는 대표적인 세금입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소득 수준에 따라 훨씬 다르게 나타납니다.

부자가 소비하지 않는 만큼 세금을 덜 내는 구조,
반대로 필수 지출에 의존하는 서민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구조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불균형을 만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신, 이제는 어디에 어떤 세금이 붙는지,
무심코 지나쳤던 소비 항목에 얼마만큼의 간접세가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지출을 ‘금액’이 아닌 ‘구조’로 바라보는 습관,
그것이 오늘의 소비를 덜 아깝게 만들고, 내일의 가계 부담을 줄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소비, 정말 필요한 것이었을까?
  • 그 소비에 얼마만큼의 세금이 붙어 있었을까?

이 질문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면,
오늘부터 단 하나의 소비라도 다르게 보는 눈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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